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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호와 스완슨, 운명의 2차전 가능할까
 
명예의 전당에 오른 1차전, 성사만 된다면 2차전도 흥행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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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 스완슨(41·미국)은 국내 팬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한 해외 파이터 중 한 명이다. 엄청 압도적인 커리어를 가지고 있어서는 아니다. 다름아닌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33·코리안좀비MMA)를 무너뜨린 선수로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다. 최두호는 2014년 당시 UFC에 입성하기 무섭게 3연속 녹아웃 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도 그를 주목했다. UFC에 많지 않은 아시아 선수, 어린 소년같은 외모와 달리 한방을 갖춘 카운터형 스트라이커, 적절한 쇼맨십 등 스타가 되기 위한 조건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코리안좀비' 정찬성을 뛰어넘을 것이다는 얘기까지 있었다.
 
여기에 브레이크 제대로 건 선수가 바로 스완슨이다. 2016년 12월 'UFC 206: Holloway vs. Pettis' 대회에서 둘의 진검승부는 20대 최두호의 파이터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고 말았다. 당시 스완슨은 최두호에게 최적의 상대로 불렸다. 상위 랭커 중 펀치 위주의 타격가라는 점에서 상성이 좋았고 더불어 꾸준히 랭킹 5위권을 오가던 선수인지라 그를 잡게 되면 챔피언 타이틀전 도전도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최두호에게 판을 깔아주기 위한 화이트 대표의 배려라는 얘기까지 있었다. 아쉽게도 최두호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라운드까지만 해도 거리 싸움에서 우세를 가져가며 기대를 갖게 했으나 이후 스완슨이 난타전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최두호의 흐름이 깨져버렸다. 불리한 흐름 속에서도 최두호는 끝까지 잘 싸우기는 했으나 결정타 한 방이 아쉬웠고 결국 판정패로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당시 경기는 이후 명예의 전당에 오를 정도로 지금까지도 명경기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문제는 스완슨전 이후로 상대들이 최두호의 약점이 진흙탕 싸움이다는 점을 간파했다는 사실이다. 제레미 스티븐스(38·미국) 역시 그러한 방식으로 최두호를 무너뜨렸고, 그렇게 잘나가던 20대의 최두호는 좌절하고 말았다.
 
지도자의 길 언급한 스완슨, 하지만 변수는 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완슨은 여전히 노장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어맬리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코빙턴 vs 버클리' 대회 코메인 이벤트 페더급(65.8kg) 경기에서 빌리 콰란틸로(36·미국)를 상대로 승리를 가져갔다.
 
3라운드 1분 36초 그림 같은 원투 펀치로 KO승을 거뒀다. 1라운드 시작부터 스완슨과 치열한 난타전을 벌인 콰란틸로는 더 이상 일어나지 못했다.
 
스완슨은 경기 후 "아내에게 어쩌면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고 얘기했다. 내 나이를 보면 알겠지만 나는 이제 늙었다.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옥타곤에서 싸워왔다.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40살이 넘은 아저씨에게 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제 세 명의 아이들이 제법 커서 내 관심을 더 필요로 한다. 시기에 맞게 아빠 노릇을 해줘야한다. 또한 내가 가르치고, 매니지먼트 일을 봐주는 제자들도 많이 있다. 지금 시점에선 솔직히 파이터보다는 코치 일이 더 즐겁다"는 말로 은퇴를 암시했다.
 
물론 아직 계약된 마지막 한 경기를 치를 가능성은 열려있다. "항상 복귀 유혹을 받을 것이다. 일단 치료를 받은 후에 상황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확정은 안한 상태다.
 
그에게도 최두호와의 일전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듯 하다. 스완슨은 커리어 하이라이트로 최두호와의 대결을 꼽았다. "최두호와의 경기는 올해의 경기로 선정됐고, 그 경기로 내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그리고 그 날 밤 나는 첫 번째 아이가 태어난단 걸 알게 됐다. 그야말로 최고였다"고 강조했다.
 
최두호와의 재대결이 은퇴전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최두호가 지난 경기에서 너무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집에 가서 차분히 생각해봐야 할 듯 하다"고 답했다. 이어 "분명 팬들이 열광할 경기인지라 거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창 때에 비해 기량이 떨어진 상태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최두호전은 부담스러울 수 있겠으나 워낙 화제성이 큰 경기라 성사만 된다면 적지 않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것이 분명하다.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다는 말도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1차전보다 패배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은퇴전을 화려하게 장식할 기회인 것이다.
 
스완슨은 2007년 경량급의 UFC라 불린 WEC에서 데뷔한 후 WEC가 UFC에 합병된 2011년 UFC로 넘어왔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정상급에서 활약하며 UFC, WEC 통산 20승 13패를 기록했다. 전 UFC 라이트급 잠정 챔피언 더스틴 포이리에(35·미국),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35·브라질) 등을 꺾은 바 있다.
 
그는 이번 경기 명승부를 통해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받음으로써 할러웨이를 넘어 UFC 페더급 최다 보너스(11회)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스완슨은 인터뷰 말미에 "이번 경기에서 스스로 자랑스러울 만한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그려냈다. 이번이 마지막이었다고 해도 난 '이걸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과연 최두호와 스완슨의 2차전은 성사될 수 있을까?
 
 
김종수

 

최두호와 스완슨, 운명의 2차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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