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422세이브를 거둔 왕년의 소방수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 있을까. 마지막 기회에서 운명의 심사를 받는다.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와 200승 투수 C.C. 사바시아가 19일 명예의 전당 후보로 마침내 이름을 올렸다. 이치로와 사바시아는 명예의 전당 14명의 신규 후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중 이치로는 첫해 곧바로 입성은 물론, 만장일치까지 예상될 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치로는 데뷔 첫해 신인상과 최우선수(MVP)를 동시에 차지했다.

 이치로는 2019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타율 0.311, 117홈런, 780타점, 509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한 시즌 안타 200개 이상을 10년 연속으로 때려 통산 안타 3089개를 남겼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 두 차례 타격왕을 차지했으며 10차례나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역대급 선수의 첫 등장에 많은 야구팬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기존 후보 14명 중 자격 마지막 해에 운명의 심사대에 선 투수가 있어 눈길을 끈다. 왼손 강속구 마무리 빌리 와그너(53)다.

2019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시구를 한 와그너. Getty Images코리아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를 대표한 마무리 투수였던 와그너는 올해 명예의 전당 후보 마지막 10년째로 투표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지난해 투표에서 73.8%(284표)의 지지를 얻어 아쉽게 탈락했다. 명예의 전당 가입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10년 이상 경력을 지닌 기자들의 투표에서 75% 이상 지지를 얻어야 가능하다. 오는 12월 31일 소인이 찍힌 우편 투표까지 유효하며, 명예의 전당은 내년 1월 24일 투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와그너는 키가 178㎝로 크지 않은 체구지만 시속 160㎞의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 투수였다. 고교 시절 체구가 왜소해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와그너는 대학 시절부터 구속이 크게 향상됐다.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자랑하며 1993년 드래프트 1라운드 12순위로 휴스턴과 계약했다. 와그너는 마이너리그에서는 선발로 뛰었으나 빅리그 입성 후 1997년부터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았다. 이후 휴스턴-필라델피아-뉴욕 메츠-보스턴-애틀랜타를 거치며 422세이브를 거뒀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대 좌완 마무리 중 2위, 전체 6위에 해당한다. 통산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998로 1.0인 마리아노 리베라보다 좋다.

2010년 애틀랜타 시절 와그너. Getty Images코리아
그는 2010년 애틀랜타에 1년 계약으로 입단해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하고 7승 2패 37세이브, 평균자책 1.43, 9이닝 탈삼진 13.5개라는 엄청난 성적을 올리고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즌 종료 후 은퇴했다.


와그너는 작은 체구에도 좌완 파이어볼러 마무리의 상징으로 자리잡아 메이저리그에 한 획을 그었다. 그가 자격 마지막 해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게 될지 시선이 쏠린다.



정진주 기자 MT-SOS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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